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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라이프> 와 <행복의 기원>
    better read than dead 2025. 2. 13. 17:12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일까? 어떤 사람들이 행복을 느낄까? 사람은 왜 행복할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주는 독서를 위한 두 권의 책. 최인철 교수의 굿라이프와 서은국 교수의 행복의 기원.

     

    <굿라이프>는 '행복' 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바로 잡는 것으로부터 행복에 대한 질문에 접근한다. 몹시 교수님답다. 행복 대신 쾌족 이라는 단어로 행복의 정의를 생각해 보자고 한다. 흠. 교수님, 어감이 그닥 행복한 단어는 아니군요. 행복 幸福 에서 쾌족 快足으로. 

     

    Watson D, Clark LA, Tellegen A. Development and validation of brief measures of positive and negative affect: the PANAS scales. J Pers Soc Psychol. 1988;54(6):1063–70 해

     행복은 좋은 기분과 좋은 삶 두 가지를 내포한다. 좋은 기분이라 함은, 위 이미지의 panas scale 에서 positive affect 에 해당하는 감정을 negative affect 보다 자주 경험하는 것이다. 행복을 경험하는 방법에는 개인차가 있겠으나 저자는 행복한 사람들의 특성을 연구한 논문들을 인용하며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제시한다.

    * 잘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 / 소유보다 경험을 산다. / 비교하지 않는다.  같은.

     그렇다면 좋은 삶은 무엇일까? 이 지점에서 <굿라이프>는 <행복의 기원>과는 완전히 다른 노선을 밟게된다. happy life를 넘어 good life 로 가는 것. 즉, 좋은 삶에서는 의미와 품격을 추구해야 한다.

     

     기분 좋은 삶을 산다는 것과 의미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은 서로 중첩되는 지점이 많지만, 동시에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행복이 최고의 선이라는, 덕을 추구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적 접근을 인상 쓰고 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행복의 기원을 펼쳐야 한다. "너넨 너무 엘리트적이고 도덕주의적이야." 라고 비판하고 싶어진다면 말이다.   

     

    <행복의 기원>을 쓴 저자의 관심은 '인간은 왜 행복을 느끼는가?'에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행복이 인간의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 책의 대전제. 인간은 동물이다. '행복의 핵심인 쾌락과 고통은 본질적으로 생각이 아니다. 행복은 거창한 관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험이다.' 이렇게 말하는 책이다. 흥미롭지 않은가? '고기를 씹을 때, 이성과 살이 닿을 때, 한마디로 느낌이 완전 '굿'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숨 걸고 사냥하고 기회가 생길 때마다 짝짓기에 힘쓴 호모사피엔스가 우리의 조상이 되었다고. 

     

    이렇게 다른 두 책이지만 사람은 언제 행복한가?에 대하여 언급하는 내용들은 대동소이하다.

    1. 돈 벌고 출세해도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행복은 becoming 이 아니라 being 이기 때문이다. 

    2. 행복은 일상적이다. 시시한 즐거움을 여러 모양으로 자주 느끼는 것; Happiness is the frequency, not the intensity, of positive effect. 

    3. 'To be happy, we must not to be too concerned of others' - Albert Camus ; 여러분들도 자신의 즐거운 압정들을 많이 발견하시길. 나의 즐거움에 다른 사람들이 박수를 치든 안 치든, 그리 중요하지 않다. 짧게는 일상 속에, 길게는 인생 여정에 그것을 많이 던져 놓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은 숭고한 인생 미션이 아니다. 그 압정들을 밟을 때 느끼는 여러 모양의 신체적, 정신적 즐거움의 합이다. (행복의 기원)

    4. 외모, 건강, 돈 등이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객관적으로 얼마나 가졌느냐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얼마나 좋아하느냐가 행복과 더 깊은 관련이 있다. 물질도 실제로 행복에 영향을 준다. 단, 과도한 물질주의는 당신을 더욱 불행하게 할 것.

    5. 행복한 사람은 물질보다 경험에 돈을 쓴다.

    6. 사회적 관계에서 만족을 추구하는 것에 큰 가치를 부여한다.

    그래서 결론은,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밥을 자주 먹는 것. 그게 행복이라고. (그럼 사랑은 뭘까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찾으러 또 떠납니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질리지 않으니까!)

     

    같은 논문을 인용하여 책 내용을 구성하였으나 자신의 해석 결과들을 모아 한 줄기로 어떻게 얽어냈느냐가 너무 다른 두 권의 책이 되는구나. 의도한 병렬 독서는 아니었으나 즐거운 독서였다.

     

    * 두 책이 가장 크게 부딪히는 질문은 '행복은 유전이 만들어낸 운명인가?' 이다. 공교롭게도 두 저자 모두 같은 논문 <Happiness is a stochastic phenomenon> 의 한 구절을 인용한다. 'It may be that trying to be happier is as futile as trying to be taller.' 이 문장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1. <굿 라이프>; 유전이 인간의 행복에 관여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점은 유전이 결코 행복을 운명 짓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즉, 행복의 유전율과 변화 가능성은 관계가 없는 개념이다. 우리는 남들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한 시합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보다 조금 더 행복해지기를 원할 뿐이다. / 그리고 인용한 문장을 쓴 논문 저자는 3년 후에 쓴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My purpose in this book is to recant the claim I made earlier'

    2. <행복의 기원>; 유전이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학계의 정설이다. 행복한 사람들은 월등히 더 외향적이고 사회적 관계의 빈도와 만족감이 높다. 

    => 행복은 어느 정도 유전의 영향을 받는다. 개인 스스로 더 행복해 지는 것은 가능하지만, 애초에 행복 탤런트를 타고난 사람이 있다는 것.

     

     행복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아무리 니체가 " Mankind does not strive for happiness; only the Englishman does that."라고 말했다지만. 적어도 나는 삶을 행복하게 일궈 나가고 싶다. 나의 삶 뿐 아니라 내 주변인들의 삶도 행복해지도록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 그래서 궁금했다.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지, 어떤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지, 그리고 행복이 뭔지.

     사실 그 어느 책도 답을 제시해 줄 순 없을 것이다. 말 그대로 참고 사항. 저자의 의견이나 논문의 결과일 뿐이지, 각자의 행복은 스스로 찾아야 하는 거니까. 책을 펼치기 전에도 알고 있었다. 100명의 사람이 있다면 100가지의 행복이 있다는 걸. 나는? 의미 속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 a normal person who is living in meaningless - pointless universe 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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